동화속으로의 여행, 청춘발산마을

발산마을은 70-80년대 방직공장이 인근에 생기면서 전국에서 일자리를 찾아온 여공들로 한 때 활력이 넘쳤던 마을이다. 90년대 이후 도심 공동화 현상과 방직공장의 쇠퇴로 마을의 여공들이 떠났다고 한다. 빈집이 늘면서 생기를 잃어가던 청춘발산마을은 2014년 12월 청춘발산마을 발대식을 시작으로 변화했다. 지금의 개성 있고 아름다운 마을이 되기까지는 지역재생프로젝트에 참여한 주민, 청년들의 노력이 있었다.

과연 청춘발산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청춘발산마을은 광주 벽화마을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골목 곳곳에서 예쁜 벽화들을 볼 수 있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벽화와 마음을 울리는 글귀는 지친 일상의 위로가 될 것이다.

-청춘빌리지-

첫 번째 코스는 청춘빌리지이다. 청춘빌리지는 마을의 골칫거리인 공폐가를 리모델링하여 청년 인큐베이팅 및 마을안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블루와 화이트 톤으로 맞춘 건물 외양은 이곳이 마치 유럽인듯한 느낌을 준다. 현재 청춘빌리지 1호는 마을 공방 겸 마을 카페, 청춘빌리지 2호는 마을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용주차장 입구에서 청춘발산마을로 들어오는 길에 소소하고 복작복작한 일상이 가득 담긴 청춘빌리지를 만나볼 수 있다.

-샘몰경로당-

청춘빌리지에서 약 5분정도 이동하면 샘물경로당이 나온다. 발산마을을 지키는 어르신들이 계시는 샘물경로당은 항상 마을을 위해 청소하시고 가꾸시는 어르신들이 쉬고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며,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아우라팩토리-

샘물경로당에서 나와 아우라팩토리를 향해 걷다보면 ‘여전히 부족하지만, 나는 나의 열정을 쓰다듬어 준다’라는 글귀와 같이 벽화 곳곳에는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글이 가득하다. 그렇게 약 5분정도 걷다보면 아우라팩토리를 만날 수 있다. 아우라팩토리는 마을의 예술창고로 불리는 공간으로 지역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고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레지던시 공간이다. 조금 더 편하고 쉽게 예술에 다가가고 다양한 예술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이므로 현재 진행 중인 전시나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길 바란다. 또한 이곳에도 발산마을 지도와 곳곳의 소개 글이 쓰여 있는 벽이 있다. 마을 곳곳에서 지도와 표지판으로 친절하게 길을 안내하고 있어 크게 헤매지 않고 이곳저곳 구경할 수 있다.

-발산명동벽화거리(마을이 그린 그림1.2)

아우라팩토리를 지나 5분정도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발산명동벽화거리가 나온다. 이곳에는 광주학생독립운동과 발산마을의 역사를 웹툰화해서 일반인에게 전달하고 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역사를 그림으로 쉽게 설명해주어 이해를 도왔다. 그림을 둘러보면 마을 한 바퀴를 다 돌게 된다.

-발산광장&108계단-

발산광장은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마을 지형에서 유일하게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사람들은 108계단에 앉아 함께 공연을 즐긴다고 한다. 108계단은 청춘발산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이다. 계단의 개수가 108개라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걸어 올라가면 108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만큼 금방 끝에 도달할 수 있다. 이 108계단이 진짜 유명한 이유는 빨간 손잡이 때문이다. 이 빨간 손잡이는 소리파이프라서 계단 끝과 끝에서 말을 전할 수 있다. 소리파이프는 종이컵에 실을 연결해 전화놀이를 하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신기할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이다.

-별마루 공원-

발산광장에서 5분 정도 걷다보면 별마루 공원에 도착한다. 별마루 공원은 야외 소공연장, 전시 파사드, 포토존 등으로 쓰인다. 발산마을의 역사가 투명한 벽 위에 연이어 나열되어 있어 이 마을의 역사를 한 눈에 파악하기에 좋다. 또한 다양한 조형물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는 공간으로 작품과 함께 광주시내 전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청춘발산마을은 동네가 크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분위기라서 짧은 시간에 다 구경할 수 있다. 예쁜 벽화, 청춘을 위로하는 글귀와 사진을 찍으며 색다른 감성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일생에 지쳐 힐링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일상의 쉼이 되어줄 청춘발산마을을 강력 추천한다.

이현정/ahdehd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