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금)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스트리밍수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순위가 집계되는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한 건 ‘오징어게임’이 최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서바이벌 장르의 작품이다. 극중 인물들이 목숨을 건 채 게임을 하는 서바이벌 장르는 영화 ‘헝거 게임’이나 ‘쏘우’ 등 여러 작품들로 대중에게 익히 알려져 있지만, 장르 특성상 섬뜩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기 때문에 인기를 끌만한 장르는 아니다. 출연진 또한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위하준, 정호연 등으로 이름을 익히 알고 있는 배우도 있지만 출연자 대부분은 이름이 낯선 배우들이다. 장르의 대중성과 배우의 인기를 통해 흥행한 것은 아니란 소리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은 극중 요소의 ‘친숙함’과 ‘색다름’에 있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작품의 제목은 우리가 흔히 아는 ‘오징어 달구지’라는 게임에서 차용됐다. 그 외에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뽑기)’, ‘구슬치기’ 등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는 게임들이 전부 지금의 기성세대가 어릴 적 했던 놀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총이나 칼을 들고 싸우지 않으며 천재들만이 풀 수 있는 두뇌 게임이 아니다. ‘오징어 게임’만의 특이한 게임 설정이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는 친숙함으로 다가오며, 외국 시청자들에게는 색다름으로 어필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월 2일 인터넷판에서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인 문화 현상이 된 넷플릭스 최고의 히트작”이라며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수년간 투자한 성과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3일자 보도에서 “참혹한 한국TV 시리즈가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는 제목으로 ‘오징어 게임’을 조명했다. 물론 ‘오징어게임’의 작품성과 완성도에 대한 여러 비판들도 있다. 놀랍지 않은 반전, 뻔한 전개, 촌스러운 연출 등의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이 쓰고 있는 흥행 성적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세월, 우리나라 문화의 영향력은 비교적 아시아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의 이용이 확산되면서 21세기에 우리나라의 문화는 아시아를 넘어서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전 세계 문화를 이끌어가는 ‘트렌드세터(trend setter)’다. 앞으로 ‘오징어게임’을 넘어서 전 세계 문화의 ‘게임체인저’가 될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쏟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조서희/tjgml894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