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낫아웃’은 6월 3일 개봉한 영화다. 영화 제목인 ‘낫아웃’은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포수가 받지 못하여 삼진 아웃이 되지 않는 경우를 뜻하는 단어다. 스트라이크 볼임에도 포수의 어이없는 실수로 공격팀에서 삼진 아웃을 하지 못한 ‘낫아웃’처럼 인생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영화 속 주인공 ‘광호’는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다. ‘광호’는 일부러 져주기로 한 경기 중에포수 뒤로 공이 빠지자마자 1루로 달린다. 광호는 감독의 꾸중에 “일부러 못 죽겠어요”라고 답한다. ‘낫아웃’을 보여주는 이 장면은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았다. 삶이 청춘들을 어둡고 위험한 방향으로 몰아가도 아직 기회가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낫아웃’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들이 한 번 쯤은 자신의 한계를 증명해 보이고 싶은 순간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스포츠 경기에 우승이 있다면 반대로 패배가 있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경기에서 우승을 경험하는 이는 많지 않다. 패배를 겪게 되면 어떤 이는 다음 경기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며 마음을 다잡지만 어떤 이는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생각해 꿈을 포기한다. 패배에 관한 완전히 다른 두 관점은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광호’는 위 두 관점 중 어느 관점에 속해있을까. 영화는 주인공 ‘광호’가 경기에서 결승타를 기록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광호’의 앞날은 밝기만 할 것 같다. 감독은 신고 선수 입단 제의가 들어왔으니 생각해보라고 하지만, ‘광호’는 드래프트에 응하겠다고 답한다. 계약금도 없고 보장도 되지 않는 불완전한 미래의 연습생이 아닌 선수로서 실력으로 스카우트되겠다는 뜻이었다. 감독이 “후회하지 않겠냐”고 묻자, ‘광호’는 “저 원래 후회 같은 거 안 하는데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광호’의 기대와는 달리 드래프트 지명 동안 ‘광호’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광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다. 불완전한 미래가 싫어 신고 선수 입단 제의를 거절했었는데, 자신의 미래가 불완전하다 해도 야구가 하고 싶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만다. 이제 ‘광호’에게는 대학 특기생으로 진학하는 선택지만 남았다. 하지만 대학 야구부에 들어가기에는 이미 모든 지원할 선수 선발이 끝난 시점이다. 영화 속에서 ‘광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해요?”

사회는 실패에 관대하지 않다. 실패는 어른이 아닌 아이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힘들고 어려운 경험이다. 어린 나이의 19살 ‘광호’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의 열정을 다했던 야구에 관해서 실패를 받아들이기 힘겨워한다. ‘광호’는 지금 투 아웃 상태에 선 타자다. 쓰리아웃을 피하고자 ‘광호’는 길을 잃다 끝내 방황하고 만다.

‘광호’가 처음부터 방황했던 것은 아니었다. ‘광호’는 드래프트 미지명이라는 실패에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기로 한다. 하지만 사정이 어려운 ‘광호’의 아버지는 ‘광호’가 원하는 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결국 ‘광호’는 돈을 벌기 위해 불법적인 일에까지 손을 뻗는다. 그럼에도 쓰리 아웃을 피하고자 했던 ‘광호’의 노력 덕분이었을까. ‘광호’는 방황 끝에 아버지의 지원을 받게 되고 대학 특기생 시험을 보게 된다. 하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이젠 정말 삼진 아웃이다.

하지만 삼진 아웃에도 경기는 계속된다. 순번이 돌아 ‘광호’의 차례가 다시 오게 된다. ‘광호’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으로 결국 자신을 받아주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비록 ‘광호’가 원하는 대학교는 아니었지만. 영화는 ‘광호’가 대학 야구부 일원으로써 자신의 야구를 잃지 않는 결말을 맞이한다.

드래프트 지명, 특기생 시험 탈락, 여러 번의 좌절에도 ‘광호’는 자신의 꿈을 찾아 나아갔다. 우리 또한 삶 속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고 다시 한 번 도전할 기회를 직면하게 된다. 도전과 선택이 우리를 가끔 절망시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삶을 이어나가야 한다. 영화 ‘낫아웃’은 세상의 모든 ‘광호’에게 말한다. 도전 없는 성공은 없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밀어붙이라고, 그렇게 이어나가다 보면 삶의 또 다른 선택지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이도영 수습/ldydy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