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따뜻한 교감을 그린 영화 <증인>

영화 ‘증인’은 한 변호사와 자폐 소녀의 이야기다. 순호는 빚을 갚아야 하는 녹록치 않은 현실 때문에 민변 출신에서 대형 법률 사무소로 이직한 변호사다. 순호는 사회적인 성공을 꿈꾸며 법률 사무소 이미지 홍보를 위한 승진이 걸린 한 살인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자폐 소녀인 ‘지우’를 만난다.

하지만 자폐아인 지우와의 의사소통은 험난하기만 하다. 대화는커녕 인사조차도 받아주지 않는다. 산만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순호는 갖은 노력을 다한다. 용의자의 변호를 맡게 된 순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자폐아인 지우를 법정에 세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폐아인 지우의 특성상 증언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순호는 하굣길에 함께하고, 매일 전화로 퀴즈를 내 관심을 끌고, 좋아하는 컵라면과 젤리도 사준다. 순호는 지우와 대화하는 방법을 알아가며 지우와 가까워지게 된다. 지우의 순수하고 진심 어린 마음과 특별한 능력들을 지켜본 순호는 자신이 가졌던 정의로운 변호사로서 초심을 되찾아 간다.

지우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다, 하지만 세상은 지우의 증언을 믿어 주려 하지 않는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이렇듯 영화는 순호와 지우가 소통하는 장면들에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그 속에서 자리 잡은 차별을 꼬집는다. 학교에서 지우를 비웃고 괴롭히는 아이들, 자폐아인 지우를 법정 증인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어른들, 하물며 재판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으로 지우에게 접근했던 순호까지 자폐아라는 이유로 차별과 무시가 존재하고 있는 그 실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지우는 순호에게 어눌한 말솜씨로 묻는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당신도 나를 이용하려는 겁니까?” 이 질문은 극 중 순호에게만 묻는 것이 아니다. 보는 이들에게도 던지는 질문이다. 편견 가득한 우리 사회에서 장애아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어땠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장애를 겪고 있는 것. 이는 ‘다르다’일 뿐이지 결코 ‘틀렸다’는 게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사회의 편향적인 잣대를 타파하고 편견 없는 열린 마음으로 장애를 바라봐야 한다. 지우의 질문에 “노력해볼게”라고 답한 순호처럼 우리 모두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