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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득일까 독일까

관리자 관리자

날짜(2018-09-18 12:42:16)

조회(816)

주 52시간 근무제, 득일까 독일까

최근 경제계의 최대 화두는 주 52시간 근무제이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018년 2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2018년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이 제도는 현재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을까.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두 달째,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무량은 유지하고 근로시간만 강제적으로 감축하는 상황이 오면 근로자들의 근무 강도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근무를 하더라도 수당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근로시간을 급격하게 단축할 경우, 기업은 인력 보강이 시급해지기 때문에 ‘채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근로시간의 감소로 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에 있던 근로자들은 임금 보존을 요구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더불어 대부분 소규모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근로시간이 줄면 곧 임금의 감소로 이어진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는 사회적으로 최저임금을 받거나 그러한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즉, 근로시간 감소는 바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소득감소로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소득 감소를 벌충하기 위해 두 가지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또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채용도 어려운 실정이다. 또 납기를 못 맞추는 경우도 발생하여 사업 자체가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이에 각 업계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방송계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한류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자부심을 갖고 어려움을 견뎌냈던 제작사들이 주 52시간 근무제로 완전히 무너지게 생겼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제작 기간과 제작비가 배로 늘어나게 되고, 제작사 입장에선 수익을 맞추기 위해 제작 편수를 줄이거나 비용을 줄여 콘텐트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업무 특성상 365일 24시간 서비스를 해야 하는 ‘ICT'업계, 계약기간 안에 공사를 완료해야 하는 건설업계 등 건설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현장에 완전히 정착시키려면 추가적인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유연근무제 확대 등 향후 입법 보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혼란이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일로부터 6개월간 계도기간을 갖고 관련 기준과 방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 제도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정/ahdehd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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