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자 출소 후 논란, 근본 대책 마련 시급

12월을 앞두고 곳곳에서 우려와 공포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12월 한 사건으로 전국에서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한 50대 중년 남성이 등교하던 초등학생 여아를 교회 안 화장실에서 무참히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각종 매체에 보도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그렇다. 이는 바로 다들 잘 알고 있는 ‘조두순 사건’이다. 당시 재판 결과 조두순이 음주 만취 상태로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는 점과 비교적 고령이라는 점이 참작되어 1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형량을 다 채우게 되어 출소를 앞 둔 시점에? 안산시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두순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심각한 치명상을 입힌 중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이다. 그는 총 징역 12년형, 전자발찌 7년 착용, 신상공개 5년형을 함께 선고받았다. 그렇지만 당시 무거운 범죄에 비해 이 같은 형량은 너무 가볍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검찰과 재판부의 판결 절차, 수위에 따른 논란과 비판도 불거졌다. 이후에도 조두순 사건은 우리 사회에 이따금 상기되어 왔다.

지난 2013년에는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소원’이 개봉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하였으며, 지난 2017년에는 조두순이 교도소에서 복수를 위해 운동으로 몸을 만든다는 괴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청원은 61만 명이 넘는 이들의 서명을 받아낸 바가 있다. 최근에는 조두순이 출소 후 기존 거주 지역인 안산시로 복귀할 계획을 알리면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피해자와 가족들 외에도 다른 시민들 역시 흉악범의 출소 후 거주할 안산시 전역의 치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조두순과 같은 아동 성범죄자나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형을 마친 후 후속적으로 이른 관리할 구조가 여전히 미흡하다. 조두순이 출소하자마자 거주할 안산시는 그를 관리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자발찌 범죄자 보호관찰관 수를 늘렸음에도 조두순 외에 증가한 전자발찌 착용 인원을 다 감당하기에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안산시 외 다른 지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보호관찰자 수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이들의 업무가 전담이 아닌 겸업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를 관리하는 이들의 수 역시 충원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어 이 점도 문제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회는 예산을 검토해 법무부 예산을 늘려 성범죄자 관리 인력난을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시민 보호를 위한 행정력을 강화해 격리차단의 새로운 법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동성범죄는 다른 여타 범죄보다 후속 조치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완전한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끔찍한 일을 겪은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과 향후 삶에서 다시는 힘든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기성세대들이 도와줘야 한다. 나이가 많다는 점, 음주 상태 심신미약으로 참작되어 면죄부 아닌 면죄부로 판결이 난 점을 12년 전으로 거슬러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재범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사전 조치와 피해자 지원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피해자와 가족들, 그리고 불안에 떨고 있는 시민들을 안심시켜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박채은/pjce623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