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 운동 올바른 방식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배경은 2018년 10월 30일 우리나라의 대법원에서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1인당 1억원씩 하라’는 판결이 계기가 되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총 5억 달러가 배상했지만, 우리 대법원 판결의 요지는 개인 청구권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내용이다.?

일본정부는 이에 대해 1965년에 배상을 모두 다 했으니, 우리 정부에서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을 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1일 일본 정부에서 보복으로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3종류 수출 규제를 선언했다. 다음날 2일에는 일본 정당 대표 토론회에서 아베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언급하였다. 수출규제 조치는 한국이 개인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우대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사실상 수출규제를 인정하였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은 7월 3일 SNS 및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본격적으로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 된다.

우리 국민들은 일본 여행과 일본 제품, 회사를 향한 불매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 중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이 주요 불매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유니클로의 한 임원이 “한국인들이 불매 운동한 게 처음이 아니라며 금방 시들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국내 각종 언론사에 의해 전해졌다. 이에 누리꾼들은 일본 기업 리스트를 정리하며 불매 운동에 불을 붙였다.??

이러한 불매운동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적한 일본계 회사 오프라인 매장 사진들이 올라왔다. 언론사들도 그 효과에 주목했고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주요 불매 대상 기업의 매출 변화를 확인, 보도했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조성된 지난 7월 3일부터 10일까지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를 확인한 결과 직전 주에 비해 26.2% 줄었다. 일본계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은 19.7% 감소했다.

이어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일본 경제가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일본 경제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한경제협회 사사키 미키오 회장(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은 지난 9월 24일에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한국 내 일본 ‘불매운동’을 직접 언급하며 불매운동이 가라앉길 바라는 뜻을 표했다. 또 미키오 회장은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 관광업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매운동의 결과는 가시적인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와중 국내에서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일본여행을 간 연예인, 유명인 또 일부 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매도하고 욕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에게 불매운동을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불매운동을 해야한다. 아니다’의 흑백논리적 구분방식은 오히려 내부분열만 가져올 뿐이다.

개인의 위치에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올바른 불매운동의 시작이다. 불매운동은 자발적 의지로 실천할 때 가장 의미 있고 값지다. 자신의 개인적 판단이나 필요에 의해 일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자유이다. 일본이 잘못을 뉘우칠 때까지 불매운동은 이어지되 누구에게 강요하지 않고 올바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지소미아 협정이 조건부 연장된 현재, 일본 불매 운동의 방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호성 수습/hosoung0926@naver.com